Jun 2024

6월은 기말고사도 끝나고 일도 좀 적은 그런 달이었어요.

6월 1주차 (6월 2일 ~ 8일)

800일 기념!

요새 핫하다는 성수 - 서울숲 라인에 놀러갔어요. 서울숲 쪽은 사실 그동안 인싸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서 멀리했었는데 용기를 내서 한번 가봤어요. 초여름 더위가 느껴지지만 그래도 적당히 선선해서 좋았습니다.

날씨도 완전 맑고 좋았어요. 그 앞에 유-명한 베이커리가 있다고 해서 여기서 점심으로 먹을만한 녀석들을 골라가지고 들어갔습니다. 여기가 그 잠봉뵈르? 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사실 음료보다는 빵이 메인인 곳이라 음료는 굳이 여기서 사기보다는 다른 곳에서 사가는 것을 추천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괜찮았지만 짝꿍이 시킨 히비스커스 뭐시기는 약간 좀 시큼한 맛이 있어서 그다지 맛있다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여기 바로 앞에서 드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줄 서는 곳인지라 여기 바로 앞에서 앉아 먹다가는 지나가는 사람 + 줄서는 사람들 구경만 할 것 같았어요. 외국인 관광객 분들도 많았는데.. 서울숲이 이렇게 인터내셔널한 곳이었나..

잠봉뵈르는 대단히 맛있었습니다. 바게트가 딱딱하지만 그것이 바게트니까. 햄도 괜찮고 빠다도 맛있었어요. 가격도 꽤 적절해서 인기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여기 벤치에 사람 정말 한 56만명 정도 있었는데 눈치싸움으로 짝꿍이 자리를 마련해줬어요.

800일 기념으로다가 서울숲에서 삭 한바퀴 돌고나서 그 근처에 소랑호젠이라는 양식집이 있어서 여기로 들어왔습니다. 양식은 뭔가 제대로 하는 곳에서 먹고싶다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평소에 자주 먹지 못하는 그런 음식인데요, 모처럼 좋은 곳을 찾아서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여기는 상호명부터 제주 방언을 활용한 식당입니다. 앉자마자 주어지는 웰컴(?) 엽서가 있고, 옆에는 냅킨이 있는데 홀더로 현무암 조각을 사용하더군요. 컨셉에 충실한 식당입니다. 귤인지 ??봉인지 모를 귤과의 과일과 모차렐라 치즈를 곁들여먹는 카프레제 형식의 샐러드도 있었어요. 저는 다른 샐러드는 안 먹지만 카프레제와 같이 치즈가 노골적으로 들어간 샐러드는 곧잘 먹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온 항정살이 들어간 파스타와 돼지 스테이크입니다. 메뉴를 세 개나 시켰는데도 모두 다 먹었어요. 맛이 있었고, 가게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거기 있던 모든 2인석 테이블들은 커플들이 차지했었어요 쿄쿄로쿄쿄

네이버 견학

이번 학기에 수강한 산업조직론2 강의의 연장으로 네이버 본사 견학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네이버는 저멀리 판교에 있어요. 학교에서 차량으로 이동 시에 한시간 반 정도가 걸립니다. 그린팩토리라고도 불리는 메인 사옥인데요, 아직은 공사 중인 곳들이 많아 여기저기 탐방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볼거리가 가득한 사옥이었어요.

네이버는 예로부터 AI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 사옥을 하나의 테스트베드로 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옥 전체를 디지털로 복제해서 디지털 클론을 만들고, 중앙집중식 AI를 활용해서 저렴한 비용의 서빙 로봇들이 사옥 전체를 누비고 있었습니다. 비록 마스터 헤드는 서버에 있고, 기기 자체는 카메라를 활용한 인식이 전부라고 볼 수 있지만, 각 기기들이 장애물을 만났을 때 극복하는 과정이 상당히 재미있었어요.

전체 도시를 모델링해서 장기적으로는 도시 전역에 중앙집권식 자율주행을 가능케 한다면 산업 전반의 효율성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논란이 많이 생겼던) 네옴 시티에서도 네이버가 서버 및 인공지능 로봇 공급을 맡게 되었다고 합니다.

6월 2주차 (6월 9일 ~ 15일)

6월 2주차에는 학부생들의 종강이 다가왔어요. 학부생들의 종강이 다가온다는 말은 곧 기말고사 감독 수요가 늘었다는 말과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마무리할 일들이 많아 일주일에 나흘 이상은 학교에서 저녁을 맞이했던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저는 알리익스프레스 할인 때 집었던 8BitDo 레트로 키보드가 도착을 했고, 처음에는 연구실에서 사용하려 했는데 청축 수준의 소리가 나서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열심히 두들기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대단히 감성이 넘쳐서 마음에 들어요. 옆에 있는 액션 버튼?도 야무지게 잘 들어있었고, 키 배열 자체는 윈도우 전용이지만 macOS에서도 호환이 가능하구요.

그 위에 있는 조그마한 모니터는 USB 허브입니다. 허브는 허브인데, 조그마한 화면이 달린 허브죠. Hagibis 라는 브랜드의 허브인데, 포트 확장성이 좋고 그냥 감성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배송비 무료, 키보드는 7만원, USB 허브는 11만원대.

대부분의 일이 끝나고, 짝꿍과 이번에는 신당에서 만나서 오랜만에 술을 마셨습니다. 제가 육회를 먹고싶다고 거의 85년 전부터 노래를 불렀었는데, 그걸 쏙 기억해서 신당역 중앙시장 내에 있는 육회본가에 갔어요. 여기는 육회 가격도 좋고, 술 가격도 적당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왠지 육회는 살이 덜 찌는 안주같아요.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이기도 하지만 뭔가 육회나 회를 먹으면서 술을 먹으면 좀 더 건강해지는 그런 기분이 들죠.

때깔을 보십시오. 육회가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같지 않습니까. 특제 소스와 함께 먹으니 정말 좋았습니다. 좋은 사람과 좋은 안주와 좋은 시간을 보내니 그 무엇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6월 3주차 (6월 16일 ~ 22일)

본격적인 방학이 시작되었어요. 이번에도 사실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냈습니다. 딱히 일 할 게 있는 것은 아니고.. 논문 공모전에 출품할 것을 재빨리 써야했거든요. 사실 방학 시작하고 좀 늘어져있다가 갑자기 호다닥 의욕이 생겨서 '지금이다' 하고 썼습니다. 물론 초반엔 열심히 쓰다가 결론 부분은 이상해지긴 했지만요.

그래도 짝꿍과 만나 이번에는 양꼬치를 먹으러 갔습니다. 양꼬치는 맛이 좋았어요. 저는 양꼬치를 먹을 때 세 가지를 고려합니다. 첫째로, 고기의 퀄리티. 둘째는 쯔란의 풍미. 두 가지군요.

이번에 간 곳은 성수 근처에 양꼬치로 유명한 거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여기는 정말 사람도 많고, 사람 사는 느낌이 나는 세상이더군요. 네이버 리뷰를 쓰면 조그마한 고량주를 준다길래 재빨리 타다닥 쓰고 받았습니다. 고량주는 고도주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맛과 향이 좋은 술인 것 같아요. 짝꿍은 싫어했습니다.

늘 혜화와 녹번만 왔다갔다 하다보니 사람과의 Interaction이 부족한 참에 좋은 순간이었습니다.

6월 4주차 (6월 23일 ~ 29일)

이제 본격적으로 저도 방학이 되었고, 학부생들도 방학으로 보내버렸습니다. 기말고사 시험지 확인을 하러 오는 용기있는 학부생들은 많지 않았고, 그 덕에 저도 조금 일찍 일을 끝내버릴 수 있었어요. 대신 저는 이제 석사 졸업 이후의 진로를 고민해봐야하는 시기가 도래했는데요, 서울대학교의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어 저와 연구주제가 유사한 랩의 교수님께 이메일로 연락을 드렸고, 다행히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Zoom으로 온라인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미팅을 하는데 왜 밖이냐구요?

이 곳은 용산역 부근에 있는 리얼컨퍼런스라는 회의공간입니다. 대관할 수 있고요, 시설도 깔끔하고 좋습니다. 제가 여기까지 와서 면담을 한 이유는 바로바로...!

여수를 가기 위함입니다! 방학 시작하고 나서 짝꿍과 어디든 떠나겠다고 결심했는데, 7월 초만 되어도 이제 일이 휘몰아치기 시작할 때라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태어나서 아직까지 충남-전북-전남 이쪽 지역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여행지가 없나 찾아보다가 여수가 눈에 띄었어요. 학기를 마치고 마음 편히 떠난 여행이라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짝꿍과 함께해서도 좋았고요. 자세한 여행후기는 추후에 여행일기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총평

1년의 반이 드디어 지났어요. 뭔가 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없어졌어요. 대학원도 3학기가 마무리돼서 이제 졸업을 앞두게 되었답니다. 성균관대에 몸담은지 어느덧 8년… 헤헤

7월은 일정이 대단히 많이 잡혀있는데.. 교수님과 매우 친해질 것 같아요. 하나하나 쳐낸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나하나 없애보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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