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024

드디어 개강을 했어요! 방학 때부터 무척 여러가지로 할 것들이 많아서 개강하면 그런 일들이 좀 줄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희망적인 회로를 활활 불태우던 와중에 이번 학기엔 논문제출자격시험을 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경제학과 석사과정 논문..을 쓰기 위해.. 필요하다고 하는.. 논문제출자격시험, 일명 “논자시”는 원칙적으로 세 과목을 응시해서 각각 70점을 넘겨야해요. 스크린샷이 괴랄하죠? 차밍포인트입니다.

미시경제학1, 거시경제학1, 계량경제학을 응시해야 하는데, 이 중 하나의 과목은 B+ 이상 학점을 받으면 응시 면제가 된답니다. 저는 여느 미시응용경제학 하는 분들이 선택하듯 미시경제학1과 계량경제학으로 골랐어요. 거시는 진차... 사람 할 것이 못 되더라고요? 제 사고회로와는 너무 달라서 도저히 적응이 안 되길래 도피를 결정했어요.

그리고 사실 이 때 앞으로의 진로를 위해 + 지금 듣는 과목들을 조금 더 펌핑(?)하기 위해 율전캠퍼스에서 하는 과목을 하나 수강신청했어요. 변분추론 (Variational Inference) 이라는 과목인데.. 일반적인 인과추론이 확률변수나 상수의 인과적 관계를 추론하는 것이라면 변분추론은 각각의 확률변수의 분포를 추론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최대우도법 (Maximum Likelihood) 추론에 활용된다고 합니다. 요즘은 AI/LLM 모형으로 저변을 넓혀 다양한 분야에서 기초적으로 가르치는 과목입니다.

뭐 결국 ChatGPT도 인간이 무슨 말을 하면 거기서 키워드를 찾아서 그 키워드 + 순서쌍으로 가장 알맞으(-ㄹ 수 있는)-ㄴ 답변을 제시하는 것이니…

이런 내용을 하는 수업이지만 여전히 기초는 통계학이기에 첫 두 주는 통계학 내용을 주구장창 다뤘습니다. 생각보다 이과 원우분들이 통계학에는 약한 모습이라 동질감을 느꼈어요. 나도 못하니까요. 우하하! 대신 이 수업은 조별 발표도 있어서 살짝 눈물이 고이네요. 첫 수업부터 조 짜라고 다 일어나서 자기소개 한번씩 하는 그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아요.

첫 수업들이 이 주에 쭉 시작됐어요. 수업을 하는데 확실히 막 재밌고 설레고.. 그렇지는 않고요, 그냥 쭉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어차피 지금이 제게는 11번째 개강이라 ㅎ 초등학교도 아니고 대학을 6년 다니는 사람이 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브라키오사우르스가 아이스크림을 와앙- 하는 케이스랑 역시 공룡이 등장하는 스트랩입니다. 저는 브라키오사우르스를 몹시 좋아해요. 온순하지만 덩치가 산만해서 웬만한 동물들이 쉽게 덤비지 못하는 공룡이래요. 제 롤모델입니다. 저도 뭔가 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존재 자체로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완전 귀여워서 만족했어요. 가격은 좀 선을 넘습니다. 둘 해서 13만원 남짓 하네요…?

3월 3주차 (3월 10일 ~ 16일)

3월 10일은 😝 2주년 🤣이었답니다! 그치만 단짝의 불가피한 일정 때문에 이틀 뒤인 월요일에 데이트를 했어요.

함박 스테이크(?)도 먹고 회도 야무지게 냠냠 하고 아주 알찬 하루였답니다. 함박 스테이크는 합정역에 있는 "함반" 이라는 곳이에요. 시간에 맞춰서 진행하시는 일종의 오마카세인데 숯불에 구워서 더욱 맛있고, 밥도 고슬고슬한게 아주 맛이 좋았습니다. 이 날은 차를 가져가지 않아서 술도 한 잔 걸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 위치도 괜찮습니다. 합정에 그 메세나폴리스 부근에 있는데 여기 근처에 먹거리가 대단히 다양하더라구요!

기타 일상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냈어요.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 때문에 데이터 작업도 계속 하고, 코딩도 계속 하고, 과제들도 막 나와서 파이썬도 열심히 돌리고 있었어요.

요새는 슬슬 교수님의 실적 압박이 들어오고 있어요. 교수님의 실적이 나에게도 도움이 되긴 하지만 뭔가 책임감 + 할 일이 생기는 느낌이라 어깨가 무겁습니다. 나는 아직 아무고토 모르는 감자인데…

3월 4주차 (3월 17일 ~ 23일)

이번 주간은 3월 30일에 있을 논문제출자격시험을 이유로 교수님이 매주 소집하시던 버스터콜을 2주 가량 미뤄주셔서 몹시 한가했어요.

일단 매주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나름 행복했는데.. 이게 신기한게 사람이 공부를 할 때는 연구가 재밌어보이고, 연구를 할 때는 공부가 재밌어보이더군요? 역시 뭔가가 밥벌이가 되면 제아무리 최고의 취미였다고 해도 재미가 반감된다는 법칙이 성립하는 듯합니다. 그래도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를 다니니까 더 재미있고.. 더 설레고.. 봄날씨라 막 꽃가루도 날리고.. 차도 더러워지고..

그래서 세차를 했습니다! 저는 차에 돈을 많이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기름 넣고 할인권 받으면 세차를 하곤 합니다. 손세차는 일단 체력적 소모가 커서 늘 두려웠는데 자동세차는 가만히 앉아있으면 아주그냥 깔끔-하게 세차를 해줘서 몹시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세차 터널에 가만히 있으면 뭔가 그 재밌어요 (?) 헿

이번에는 금요일 공강을 이용해서 용산 데이트를 했어요. 필름카메라를 가져갔는데 반 롤 정도만 써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다음 데이트에는 한 롤 통으로 다 구워야겠다는 마인드를 탑재했어요. 용산공원? 반환부지? 뭐 이런 데를 갔는데 나름 또 관광지처럼 잘 꾸며두었더라고요. 평일 낮이라 사람도 없어서 국룰 사진촬영 스팟에서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총이 아니라 카메라 렌즈입니다)

그 뒤로는 이제 배고파져서 양식 🌮🐷 (타코랑 돼지등갈비도 양식이니까)을 먹으러 갔어요. 여기가 그 삼각지 쪽에 있는 곳인데 이름은 나만 알고 있을래요.

가게가 왕 조그마한데 그래서그런지 음식 회전 속도 (음식이 도는 것 아님)가 그렇게 빠르지 못했어요. 저희도 들어간지 20분 정도 지나니까 겨우 메인 메뉴가 나와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치만 맛은 있으니까 별 4.85개

그 뒤로는 테디뵈르? 하우스? 이런 데를 갔는데 🥐 크루아상 (크ㅎ사-ㅇ)을 전문으로 한다길래 대빵 기대했는데 나름 괜찮았습니다. 여기도 역시 살짝 웨이팅을 하긴 했는데 결국 빵은 맛있었으니까 별 4.66개.

요 때 찍은 사진들은 요기 갤러리에 올라가있어요! 갤러리 보면 점점 필름 실력이 늘어가는게 보이시죠? 보이셔야 합니다. 안 보이시면 보이게 만들어 드립니다.

3월 5주차 (3월 24일 ~ 30일)

3월 30일은 논자시가 있다보니 이젠 진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진짜로 공부라는 것을 했습니다. 사람이 또 너무 안하면 또 이상하니까.. 사실 근데 예비심사는 논자시 통과를 안(못)해도 할 수 있다고 해서 학습 유인이 급락한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두 과목인데.. 이게 또 막상 공부를 하려다보니 엄청 하기 싫은거 알죠? 모든 대학생들이 다 겪어갔던 그 “애매하게 알 때 가장 자신감이 높은” 커브에 빠져버린 것이죠. 그래도 일단 붙잡고 문제를 우직하게 하나하나 써내려갔는데 통과는 확실하지 않아요.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기대를 안 하니 실망도 작아야 하는데 😳

짝꿍이 나 시험준비하느라 죽어가는동안 제주도를 다녀왔대요 그래서 몹시 부러웠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여섯시에 만나서 순식간에 열한시가 넘더라고요? 정말 시간이 날아가는 것 같아요 😝 아 맞다 이번엔 종각에서 만났는데 종각에도 먹을거리가 많아서 놀랐어요. 늘 종각은 코다차야 원툴로 알았는데 생각보다 놀거리도 많고 바로 뒤 청계천도 괜찮고 좋은 동네였습니다!

총평

3월이 정말 호다닥 지나갔어요.

제 대학원 생활도 순삭당했는데… 이룬 게 없어서 눈물이 좔좔 흐르네요는 아니고 사실 뭐 이제 학부 졸업한 감자인데 뭐 있겠습니까 하는 마음가짐으로 4월에는 더 노력해서! 학술대회도 나가고! 발표도 하고! 다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대학원 2년 후딱 지나가긴 하는데 그동안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으니까 주변에 혹시라도 대학원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먹이를 던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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