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024

2월은 몹시 바빴어요 😭

갑자기 시작된 교수님의 정기미팅 & 스터디로 매주 미팅을 하게 되어서 학교를 거의 매일 가게 되었답니다.. 학교를 가면 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또 논문을 쓰든 데이터 분석을 하든.. 할 일들을 갑자기 주셔서 약간 퀘스트 깨는 느낌으로 처치하고 집에 가는 일상이 반복되었습니다.

1월 말까지는 그래도 약간 널널하게 살려주시더니 갑자기 급발진을… 그렇지만 그만큼 실력이 커가는 것이 내 눈에도 보여서 나름 괜찮은 것 같아요. 최근에는 거의 매일 아침 8시 출근해서 밤 9시에 퇴근한 느낌? 그래도 밤의 학교 나름 감성 좋고 예뻐요.

어느덧 결산 게시글도 1월을 지나 2월로 넘어왔습니다. 제가 과연 브-로그를 장기프로젝트로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게 또 막상 월초에는 심심하다보니 되네요…?

나름 브로-그 하시는 분들이 왜 하시는지 살짝 알 것 같기도 한 것이.. 생각보다 기억을 또 끄집어내는게 재밌고.. 치매 예방도 되는 것 같고.. 그렇습니다.

2024 경제학 공동 학술대회

2월 1일과 2일에는 “경제학 공동 학술대회”가 서울대학교에서 열렸습니다. 경제학 분야의 정말 다양한 (이런 학회도 있었나 싶을 정도) 학회들이 참석해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하는 그런 유익한 자리라고 해요.

저는 아가 석사과정이라 100% 모든 것을 소화하진 못했으나 교수님께서 들어가시는 세션에는 들어가서 사실상 그림자 느낌으로 듣긴 했습니다.

적당히 따스한 날씨 + 아침 일찍부터 운전해서 은평구 -> 관악구 코스를 간 터라 정말 졸렸어요. 교수님 안 보는 틈에 꿀잠을 잤습니다. 눈 뜨고 자는 법을 미리 연습해 둔 덕이죠 😆

밥이 괜찮았는데, 첫 날은 갈비탕이 나왔어요.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결혼식을 하면 하객에게 주는 식사와 비슷한 퀄리티의 고깃국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미료 맛이 일품인데 역시 음식에는 조미료가 들어가야죠? 둘째 날은 연어구이랑 뭐 이것저것 나왔는데 살짝 오버쿡 된 감이 있었습니다.

물론 케이터링 상황에서 완벽한 굽기의 생선구이를 내놓기란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있지만, 아쉽다고 말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니까 아쉽다고 당당하게 말하겠습니다. 식기는 괜찮았으나 역시나 흰 식기를 쓰는 업장의 공통적인 문제인 청결이라는 벽이 있었습니다. 학술대회에서는 밥이 정말 중요한데 이번 학술대회의 밥은 별점으로 치면 5점 만점에 3점 정도를 주겠습니다.

700일

우리 커플은 막 기념일을 챙기거나 기념일마다 유럽을 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라 이번에도 가볍게, 그동안 가고싶었던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어요.

고속터미널역에 위치한 "텍사스 데 브라질" 이라는 곳인데요, 브라질에는 텍사스가 없지만 뭐 여튼.. 대충 브라질의 슈하스코 전문점이라고 합니다. 샐러드바(?)도 나름 잘 꾸려져있고, 고기도 무한정 먹을 수 있어서 대식가이신 분들은 정말 좋아할 곳입니다.

저는 사실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는 대식가인데요, 고기를 너무 많이 먹다보니 이게 또 물려서 채소를 찾게 되더군요. 샐러드도 꽤 잘 구성되어 있었어요. 과일도 많구요. 육식동물인 저에게 채소가 생각날 정도라면 일반적인 호모 사피엔스 입장에서는 굉장히 기름지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고기를 들고다니시는 분들이 테이블마다 와서 한 점씩 썰어주는 형식인데요, 저 닭발같은 집게로 잡고있으면 썰어주셔요. 칼이 정말 잘 들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탄산음료는 무제한입니다. 고기같이 기름진 음식 먹을 때 필수인 탄산이 들어가니까 훨씬 소화가 잘 되는 느낌이었어요. 역시 소화엔 탄산이고 탄산엔 콜라죠. 대신 탄산음료는 주문제라 미리 말씀을 드려둬야 해요. 테이블이 많아서 자칫 굉장히 늦어질 수가 있습니다.

다 괜찮았지만, 고기가 나오는 시간과 테이블 위치에 따른 딜레이를 고려하면 종종 상태가 의문형인 고기를 받을 때도 있었고, 바나나 구이와 치즈 빵이 식사 중간에 엉뚱하게 나오는 것도 의아했습니다.

가격이 평일 저녁 기준 68,000원인데.. 전반적으로 음식의 회전속도가 몹시 느려요. 뷔페형 레스토랑의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적은 인력으로 많은 테이블을 커버하다보니 식기류 회수나 탄산음료 재급유 등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접근성은 괜찮습니다. 주차는 식사 시 3시간이 무료로 제공되는데요, 고속터미널 부근 특성상 자차로 이동이 쉽지가 않습니다. 막히는 것은 둘째치고 3시간을 초과한 분에 대해서는 알짤없이 금액을 징수하기 때문에, 잘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지하철로 접근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음식은 만족했고, 다양성도 만족했으나, 전반적인 운영속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평소 불에 구운 고기를 좋아하고, 고기 지방을 많이 먹더라도 쉽게 물리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그냥 양 많은 분들 가면 천국일 거에요.

설 연휴

설 연휴는 언제나 설레죠. 합법적으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간이라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이번 설 연휴에는 할머니 댁과 큰아빠 댁을 갔는데, 할머니 댁은 경상남도 함안"군"이라는 정말 작은 마을에 있고, 큰아빠 댁은 경상남도 창원이라는 곳에 있습니다. 우리 가문의 집성촌이 경남 마창진/함안이라고 합니다.

사진은 할머니 댁에 있는 거의 유물급 KS마크와 한샘.. 이거 말고도 럭키금성이나 옛날 삼성로고 (꽃모양 3개) 박힌 선풍기도 있어요. 아직도 무려 작동이 된답니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우리학교는 그동안 왜인지 모를 15주 학기의 수렁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학기부터는 다른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3월 초에 개강을 하는 정상 학교로 돌아왔어요. 그래서 수강신청도 2월 중순으로 늦어졌는데 어차피 뭐 대학원 수강신청은 그냥 그 당일 일어나서 대충 클릭클릭 하면 되는 것이라…ㅎ

그치만 저는 앞으로 脫경제로 진로를 정했기 때문에 다른 학과 과목을 듣기 위해서 발품을 팔며… 다른 교수님들께 이메일을 보내며... 비전공 T/O 증원을 요청드리며… 쉽지 않은 주간을 보냈습니다. 결국에는 빌넣에 성공을 했는데 시간표가 약간 괴랄해졌어요. 갑자기 휴학이 마렵습니다.

심지어 저기 밑에 변분추론 (똥으로 추론하는 것 아님) 과목은 율전에서 하는 과목이라 직전까지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저녁 인자셔틀을 타고 샥 넘어가는 그런 극악의 스케쥴일 뿐더러, 목요일 공강일 줄 알았는데 BK 세미나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과 금요일 저녁 수업이라는 끔찍한 시간표를 얻었어요.

여기다가 이제 이미 정해져버린 조교업무까지 하면 해삐한 24-1학기가 시작된답니다! 아차 저 상받았어요. TA 일 잘했다고 상을 받았답니다. 선발과정이 모두 블랙박스인 점이 살짝 걸리지만 그래도 상 받고 상금도 받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난 학기 노동경제학과데이터사이언스 수업 들었던 분들께 모두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카메라 📸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캐논 5D Mark 1이랑 2를 쓰고 있었습니다. 오막은 클래식한 색감과 세로그립으로 정말 요긴하게 잘 쓰고 있고, 오두막은 신세대의 고감도 센서를 느끼고 싶을 때 씁니다. 그리고 세로그립이 없다보니 조금 더 가볍다는 장점도 있죠. 둘 다 풀프레임이다보니 이게 또 다시 크롭으로 넘어가기가 싫더라구요… 뭔가 크롭은 풀프레임의 광활한 센서 감성을 느끼기 어려워요.

이번에는 러시아…가 아니라 소비에트연방🇷🇺의 카메라를 들였습니다. ZENIT라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는데요, 이 브랜드는 나름대로 소련 때부터 이어져온 유서깊은 광학기기 전문 제조업체였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공산국가들이 1970년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방에 비해 공업 기술이 앞서있었죠.

100% 광학식 & 기계식으로만 작동되다보니 전자식 부품이 없고, 그러다보니 고장이라는 것이 날 수가 없는 형태입니다. 단순하게 필름을 넣고, 혀를 당겨서 릴에 감기만 하면 나머지는 물리적으로만 작동되니 정말 삭아서 작동이 안 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고장이 없는 대표적인 카메라입니다.

이런 수동 카메라의 정수는 사실 라이카의 바르낙이나 롤라이35, 마미야 등 중형 카메라 등이 있겠지만.. 돈이 없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제니트 (내지 제니트에서 다른 이름으로 내놓은 동구권의 카메라들) 가 정말 최고의 옵션입니다.

여하튼 저는 제니트 B를 먼저 구매하고, 이후에 eBay에서 제니트 122s를 구매했습니다. 제니트 B는 1969년 소련 생산품이고, 122s는 1993년 러시아 생산품입니다. 확실히 소련 붕괴 후에는 러시아 공업시설이 낙후되어 상대적으로 플라스틱 파츠가 많고, 기존 셀레니움 측광기에서 배터리를 사용하는 측광기로 바뀌었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요기는 제니트 B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필름은 코닥의 칼라플러스 200을 쓰고 있어요. 요새 필름 값이 너무 올라서 슬퍼요. 쿠팡 기준으로 13,000원 후반대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총평

신형 디자인 학생증!

2월은 바쁜 한 달이었습니다. 29일만 있어서 그런가 하루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몰아넣었어요. 그래서 나름 연구도 어떻게든 진행이 되는 듯하고 학교에서도 알차게 시간을 잘 보내고 있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한 달이었습니다. 오늘은 3월 1일이라 봄날씨가 올 줄 알았는데 봄은 커녕 -7도? 역시 인생은 그런 것이겠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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