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2024
10월은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되는 달입니다. 그런데 날씨는 아직 여름임. 이게 맞나요?
10월은 평온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지난 달에는 아무래도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심신이 미약했지만 이제 본격적인 입시는 끝났으므로 그런 면에서의 스트레스는 상당히 줄어들었어요. 그런데 동시에 이제 결과 발표를 남겨두다보니 다시 심신이 미약해지는 그런 상황입니다 쿄쿄 ☠️
1️⃣ 대학원 입시전쟁
대학원은 크게 보면 두 가지 목적성을 띄죠. 하나는 전공에 대한 심층적인 학습이고, 다른 하나는 가방끈 연장. 저는 처음엔 취업시장에 뛰어들기 너무 무서워서 대학원에 왔지만, 막상 와보니 적성에 꽤 맞아서 더 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경제학과에서 공부하다보니 느꼈던 사회과학의 필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 경제학이 아닌 다른 분야로 전향하기로 결심했어요. 여러 방편을 찾던 중 눈에 띈 곳이 데이터사이언스였고, 저는 결국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뭇 입시가 다 그렇듯 이 곳도 온라인 지원 + 오프라인 서류 제출 형식을 따르고 있었어요. 집인 은평구에서 서울대학교까지 가려니 정말 멀더라고요. 그렇지만 아쉬운 쪽은 나니까.. 서류를 제출하러 서울대학교 43동 행정실까지 갔습니다. 시설이 좋아서 부러웠습니다. 정문도요. 왜 우리학교는 정문이.. 🤔
서류 제출 둘째 날에 제출하러 갔는데, 학교에 사람이 생각보다 더 많았습니다. 수많은 건물들 사이에 있던 43동을 다행히도 잘 발견하고 서류도 잘 제출했어요. 건물 시설 진짜 좋아요. 진짜.. 맨날 보던 퇴계인문관 - 다산경제관 보다가 저기 보니까 진짜 다른 차원,,
참고로 정문으로 나오면 차선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무려 통행료가 있는 강남순환도로를 타게 되니까 유의하십시오.
2️⃣ 데이트 이모저모
10월이 되면 사실 놀러갈 곳도 참 많고 그렇죠. 이제 서류 전형 결과만 잘 기다리면 되니 마음도 편하겠다, 여기저기 잘 놀러다녔습니다.
먼저 놀러간 곳은 홍대입니다. 홍익대학교는 저 웅장한 홍문관 겸 정문이 늘 멋있는 곳이죠. 게다가 고도제한도 없어서 강의동도 높고, 학교 내에 오솔길도 잘 조성이 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캠퍼스 디자인입니다. 이 날은 학교 근처에 있는 "요코스카쓰나미" 라는 이자카야를 갔어요.
소신발언 하겠습니다. 웨이팅이 있긴 하거든요? 그런데 주문 후에 메뉴가 나오는 시간이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깁니다. 거진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회 한 접시가 나와요. 물론 회 자체는 맛이 있었고, 함께 나온 안키모와도 잘 어울렸지만 대단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회와 잘 어울리는 청하를 함께 곁들였어요.
직원 분들도 친절하고 좋았는데 전반적인 식사 경험 자체가 많이 아쉬운 그런 공간이었어요. 하지만 다 먹고 나오니 웨이팅도 생기고 하더군요.
다음 데이트 장소는 망원역 부근입니다. 망원 - 합정라인에는 맛있는 곳이 참 많아요. 특히 합정역에서 망원역으로 가는 길이 그렇게 멀지 않으니 걸어서 이동해보면 곳곳에 숨겨진 먹거리가 많습니다. 날 잡고 메뚜기처럼 이 집에서 조금, 저 집에서 조금 먹어보고 싶은 곳들도 많았어요.
이번에 저희가 간 곳은 "코랏" 이라는 음식점이었습니다. 여기는 태국 음식으로 유명한 곳인데요, 또간집에도 방영이 되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사실 안 봐서 모름 헷 😊
갈비 쌀국수와 똠얌 누들, 그리고 아침의 영광 모닝글로리 볶음을 먹었어요. 모글볶은 반찬마냥 조금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요리처럼 나와서 되게 신선했는데 맛도 있었습니다. 저를 조금이라도 잘 아는 분들은 제가 식물을 음식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실텐데요, 제가 저 모글볶을 먹고 매우 만족했습니다. 갈비 쌀국수도 물론 맛있었고, 똠얌은 정말 똠얌맛이 나요.
이 곳은 토스플레이스가 설치되어 있어서 메뉴판도 그냥 QR 찍으면 나오는 방식입니다. 처음 써 보는 방식이라 몹시 신기했어요. 아차 그리고 여긴 🍎 Apple Pay 됩니다!
주변을 배회하다가 다음 장소인 "HHSS" 카페로 왔어요. 네이버 리-뷰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곳은 찾기가 몹시 어렵습니다. 정말 "여기가 입구라고?" 싶은 곳에 입구가 있고, 거기 들어가서 계단으로 몇 층을 올라야만 다다를 수 있는 카페입니다. 대신 올라가면 귕영운공양잉가 있고요, 향 냄새가 납니다.
저는 휘발유, 페인트, 향, 태우는 냄새 등을 모두 좋아하는데 회충은 없고요 향 냄새가 솔솔 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여기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카페라 혹시 한여름에 발에 땀이 많이 나시는 분들이라면 곤란할 수는 있겠어요. 아 그래서 향을 피워둔건가.. 암튼 여기는 2시간 이용제한이 있어요. 저기 (제가 어정쩡하게 0.8 앉은) 테이블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공부하면 정말 집중이 잘 될 것 같은데.. 2시간 아쉽습니다.
음료는 괜찮았어요. 그냥 흔히 맛볼 수 있는 음료고, 공양잉는 돌아다니지 않아서 아쉽게 만져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숨숨집에 들어있는 고양이는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귕영웡 🐈
다음 데이트 장소는 바로 합정입니다. 합정에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아셨읍니까? 사실 나만 알고싶어서 이름은 비밀인데 일단 합정 쪽에 있어요.
여기는 청년들이 무료로 커피도 마실 수 있고, 빈백에 누워서 쉴 수도 있고, 앉아서 공부도 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짝꿍이 시험기간이라 함께 공부할 곳을 찾던 중에 짝꿍이 찾아줬어요. 역시 홈 그라운드 이점은 못 이깁니다. 여하튼 여기서 누워있다가 공부도 하고 그랬어요.
공부도 했으니 밥을 먹어야겠죠? 이번에 소개드릴 곳은 "돈가스광명" 이라는 곳입니다. 저에게 가장 좋아하는 고기 세 종류를 꼽으라 한다면 첫째는 🐑고기, 둘째는 🐖고기, 셋째는 🐓고기라 하겠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 세 종류를 꼽으라 한다면 첫째는 돈가스, 둘째는 돼지고기 튀김, 셋째는 가츠동이라 하겠습니다. 고기를 반죽입혀 기름에 튀긴다. 얼마나 잔혹하면서도 맛있는 요리입니까.
여기는 합정역 뒷골목에 있습니다. 가게 분위기는 사실 좀 특이했어요. 마치 예비군 식당과 같은 긴 테이블에 사람들이 있는 방식인데, 단골이 많은 집인지 사장님과 대화!를 하는 분도 있더군요. 돈가스는 역시 맛있습니다. 포슬포슬한 튀김옷과 녹아 사라지는 육질, 잡내 하나 없는 돼지고기까지 제 체크리스트를 모두 만족시키는 고기였어요. 양배추 사라다도 잘 먹었습니다.
다 먹고 나오는 길에 달이 너무 크게 떠서 달🌕을 찍었어요. 달고리즘 없는 아이폰이라 아쉽지만 그래도 명도는 충분히 잘 담긴 것 같아요.
이번 달의 마지막 데이트는 대학로입니다. 대학로는 제 홈 그라운드인데 저도 모르는 곳들이 많아요. 이 날은 비가 거진 수직 쓰나미마냥 와서 우산을 쓰고 돌아다녔어요. 솥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여기는 "담솥" 이라는 곳입니다. Likely 체인점인데 대학로에도 생겼어요. 호호식당 라인 맨 뒤쪽에 있습니다.
저는 장어 솥밥을 먹었고, 짝꿍은 가지 솥밥을 먹었어요. 장어는 부드럽고 밥과 간도 잘 맞아서 맛이 좋았습니다. 가지도 조금 뺏어먹었는데 생각보다 가지가 맛있어서 놀랐어요. 양념도 염도가 적절해서 밥과 잘 어울렸어요.
여기서 밥 먹고나서 대학로 길가에 있는 "카페 가비아노"에 갔습니다. 여기는 사실 학생들이 공부하기 참 좋은 곳인데 다들 잘 모르더라고요. 의자도 편안하고 조명도 적절하고 와이파이도 잘 되고 충전도 잘 되는데 학생들은 막상 별로 없는, 숨겨진 꿀 공간인 것 같아요. 여기선 치즈케이크랑 커피를 먹었는데 좋았습니다. 여기서 이제 공부를 함께 하고 각자 집으로 날아갔어요.
이번 달부터는 이렇게 데이트 장소를 모아서 자랑 소개하고 후기도 소개하려고 해요.
3️⃣ 스팀덱을 아세요?
Steam.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무조건 모를 수가 없는 게임 플랫폼입니다. 여기서 SteamOS가 탑재된 게임기가 출시(된 지는 오래됐지만 국내 출시는 얼마 안)됐어요. 저는 99만 7천원 주고 1TB 모델을 구매했습니다. 금손들은 뒷판 뚜따해서 뭐 새로 SSD 설치하고 그러던데 저는 이제 그러면 99만 7천원짜리 고철을 탄생시킬 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이제 졸업 준비해야하는데 스팀덱을 사는 용감한 사람은 바로 접니다. 스타듀밸리를 누워서 하니 너무 행복했어요.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랑 사펑도 하긴 해야하는데 사놓고 안하고 있습니다. 문명은 이걸로 하기에는 화면이 좀 작아서 아쉬워요. 레데리도 잘 돼요. 재밌습니다.
사실 얘로는 다크소울을 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다크소울 계열 게임이 컨트롤도 어렵고.. 거리감 느껴져서 아직 안했습니다. 나중에 시간 넉넉할 때 한번 도전해보려구요.
4️⃣ 자동차가 아파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2017년식 쉐보레 말리부를 타고 다닙니다 (중고). 사실 이 차를 고른 이유도 남들이 들으면 이상하다고 하겠지만 저는 홍대병 중증 환자인데다가 물건 선택 시에 디자인이 대단히 큰 포션을 차지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처음 중형차를 사고자 할 때는 국룰 쏘나타 vs K5 vs 그 외의 잡다한 애들이 선택지에 있겠죠. 수리 용이성과 정비 네트워크를 고려하면 쏘나타와 K5가 압도적입니다. 부품도 많고, 애프터마켓 수리점도 많아서 어디든 쉽게 고칠 수 있어요. 비용도 당연히 저렴하죠. 그렇지만 안 예쁘고, 너무 흔하다는 (나한테만) 치명적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바로 쉐보레 말리부였어요. 사실 국산 중형 세단이랑 비슷할 줄 알고 예뻐서 샀는데 막상 타고다니니까 이게 부품값이 거진 1.5~2배 하더라고요.. 르쌍쉐는 사는게 아니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들었어야 했는데 😩 여하튼, 이 차의 고질병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조제동등 크랙 (쓸 데 없이 외부에 보조제동등을 박아둬서 생기는 이슈), 또 하나는 냉각수 통 크랙 (터보차저 때문에 냉각수온을 높게 가져가서 생기는 이슈), 마지막 하나는 리어너클 이슈입니다.
다행히 중고로 업어온 이래로 센터를 갈 일이 전혀 없었는데, 최근에 갑자기 냉각수온이 정말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고, 대시보드 아래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본넷을 열어보니까 냉각수가 간당간당 하더라고요. 봐봐요 냉각수가 안보이죠 ㅠㅠ
그래서 아 이건 무조건 크랙이다 싶어서 센터를 가서 저 통이랑 호스를 교체했어요. 교체하고 새 냉각수 넣고 공임까지 다 해서 얼추 9만 얼마 나왔습니다. 저 통 솔직히 3D 프린터로 샥샥 만들면 될 것 같은ㄷ
겨울 되니까 슬슬 부품들이 아파요. 여러분들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번씩 차량 점검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찬 바람이 불어오면 사람도 골병이 들 듯 기계도 마찬가지인가봐요.
총평
10월은 꽤 평이한 달이었어요. 평화로운 라이프를 즐겼습니다. 근데 모기가 너무 많음. 진짜 매일매일 모기약? 그 파란 거 넣어서 훈증하는 그거 켜고 잤어요. 근데 그거 쓰니까 뭔가 나도 시름시름 하는게 내가 모기인가 싶고..
11월에는 본격적으로 입시 결과가 나오는 달입니다. (사실 쓰는 시점에선 다 나왔습니다.) 그래서 11월은 막 다이내믹한 삶의 스토리가 많아요. 놀러가기도 하고 맛있는 것 먹고 다 합니다. 다음 달 생각일기도 기대해주세요! 쨔잔!